동우당스토리
그는/ 정호승
관리자
2021.10.12 13: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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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마-고도몰사이즈.jpg
그는/ 정호승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
묵묵히 무릎을 꿇고 나를 위해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더러운 움녕의 길가에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울 때
그는 가만히 내곁에 누워
나의 죽음이 된 사람이었다.
아무도 나의 주검을 씻어주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촛불을 끄고 돌아 가버렸을 때
그는 고요히 바다가 되어
나를 씻어준 사람이었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나를
사랑하는
기다리기 전에 이미 나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전에 이미 나를
기다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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