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당스토리
1월을 대표하는 꽃은 무엇일까?
지금 밖은 바람이 불면서 영하의 기온을 보이고 있다.
바람이 거세어 차창을 때리며 흔들리는 소리까지 들리는 것을 보면 체감온도는 더 내려갈 것이다.
오늘 서울의 최저 기온이 영하 15도인데 체감온도는 영하 24도라고 하니 북풍한파의 추위가 맹위를 떨친다.
이렇게 추운데도 피는 꽃이 있다.
바로 유리창에 피어나는 성에꽃이다.
요 몇 칠 춥더니 도시에서 볼 수 없었던 성에꽃이 피었다.
성에꽃이 만발하려면 방 안 공기가 훈훈하면서 적당히 습기를 머금고 있어야 한다.
실내가 건조하면 꽃은커녕 작은 가시 하나도 피기 어렵다.
그리고 창에 빈틈이 있어야 바람이 창틈을 비집고 불어드는 바로 그 자리에 꽃망울이 맺히면서 피기 시작한다.
요즈음 짓는 아파트나 부잣집에는 볼 수 없는 꽃이다.
아파트도 부잣집 창문도 바람 한 줌 새어 들 틈 없이 잘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성에꽃은 부자들보다 서민들의 곁에서 더욱더 탐스럽게 피어난다.
어릴 적 한옥인 우리 집은 대청마루의 유리창에는 겨울이면 성에꽃이 만발했다.
지금처럼 틈새를 다 막을만한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으로 된 문틀이 아닌 나무 문틀에는 바람이 새어 들어오기 마련이다.
아버지께서 비닐로 틈을 막는다고 하셨지만 드나드는 문까지는 막을 없었기에 이 틈에 새어드는 추운 바람이 성에꽃이 만발하게 하였다.
추운 날이면 밖으로 나갈 수 없었던 어린 우리들은 그 곳에 모여 앉아 성에꽃이 핀 유리창을 입김으로 호호 지워가며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렸던 것이 기억난다.
아니면 성에꽃 옆에 글씨나 그림을 덧붙여 그리며 겨울의 지루함을 달래기도 하였다.
우리에게는 이런 아련한 추억이 있는데 지금 아이들에게는 아마도 성에꽃이 무엇인지도 모를뿐더러 이렇게 추운 날이면 방에 틀어 박혀 자기들만의 세상에 빠져있지 않을까...
밖이 이렇듯 추우니 따뜻한 차 한 잔이 더욱 간절하다.
몸이 따뜻해지는 차로 움츠려드는 몸을 활짝 펴게 만들어줘야겠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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